[첫날 일정]
15:30 인천공항 도착
16:00-18:00 과외
19:00-20:00 [저녁] 스카이 허브 라운지
20:30-00:40 인천-막탄 공항 비행
02:10 호텔 체크인
[인천 공항 ]
스카이 허브 라운지, 필리핀 에어아시아
임신 16주에 떠난 세부 여행. 여행 떠나기 전날 검진도 다녀오고, 영문 소견서도 발급비 만원 내고 산모수첩이랑 같이 챙겨왔다. 사실 아직은 티도 별로 안 나서 말 안 하고 타고 모를 것 같았는데, 알리는 게 맞기도 하고 내가 노린 건 임신부가 받을 수 있는 '출국 우대 혜택'. 산모 포함 3명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출국장 입구부터 보안검색대까지 패스트 트랙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에어아시아에 임신했다고 얘기하니까 산모수첩 보여주고 탑승 동의서도 작성한 후에, 교통 약자 스티커를 받을 수 있었다. 김포공항은 대기 줄이 그리 길지 않아서 딱히 필요한 혜택은 아닌데, 인천공항에서는 아주 꿀 혜택이었다. 겉으로는 티가 안 나도 오래 서있기만 해도 무리하는 느낌이 엄청 들어서 빠르게 출국 절차를 통과할 수 있으니 임산부들에게는 아주 도움 되는 혜택인듯하다.
💚 인천공항 교통약자 출국 우대 서비스 안내 💚
빠르게 면세장으로 들어온 만큼 확실히 시간적으로 여유로웠던 공항 일정! 저녁은 라운지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남편이랑 나는 각각 무료로 라운지 입장 가능한 카드가 있었고, 항덕이는 내 카드로 할인받아 30,800원에 입장했다. 셋이서 30,800원으로 저녁을 먹는다 생각하니 아주 저렴하게 느껴졌다.
라운지가 음식 종류가 다양하진 않은데,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나름 나쁘지 않은 듯하다.
짐들은 한쪽 구석에 모아두고 열심히 음식 나르기 시작ㅋㅋ
면세지역에 있는 라운지에 비해 탑승동의 라운지가 공간이 더 작았지만, 음식 가짓수는 얼추 비슷했던 거 같다.
가짓수가 많지 않아서 다들 가져온 게 비슷비슷ㅋㅋㅋ 그래도 나는 감자 샐러드랑 옛날 미피 스타일의 냉파스타를 좋아해서 입맛에 맞는 거 위주로 배 채우기~ 나는 못 먹지만 주류도 좀 있어서 비행기 타기 전에 두 남자들은 술 조금 마시면서 여행 전 가볍게 회포 풀었던 시간을 가졌다.
나도 과외 최대한 안 빠지려고 공항에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와서 떠나기 직전까지 과외하고, 우리 남편은 일주일 빼려고 계속 야근하고 오늘도 회사 출근했다가 공항으로 바로 왔다. 여행 간다고 떠나기 직전까지 열심히 일상을 살아온 우리들, 이제 떠날 시간!
저녁 8시 30분 '세부 막탄 공항'으로 가는 '필리핀 에어아시아' 탑승. 세부에는 00:25에 도착 예정이었다.
이번에는 처음 좌석에 앉았는데, 앞좌석이 왜 이리 가까운지 무슨 관짝에 들어온 것 같아서 출발하기도 전부터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 비행시간 4시간 30분이면 껌이다 생각했었는데, 막상 비행기 타니까 언제 갈까 싶은 생각이... '3열·3열'인 비행기였는데, 빈자리가 있기를 살짝 바라봤지만 빈자리가 정말 하나도 없이 가득가득 찼다. 와우
8시 30분이 탑승 마감이었는데, 한참 비행기 안에서 대기 시키더니 9시 20분이 돼서야 활주로로 이동, 40분에 이륙했다ㅎㅎㅎ 비행기 오래 타기 싫은데 마음처럼 안 따라주는 상황들ㅠㅠ
일단 할거 없으니까 기내 서비스 메뉴판 정독하기.
전에는 마음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잘 수 있었는데, 나이도 먹은 데다가 요즘 맨날 집에만 있어서 별로 피곤하지 않으니 잠도 잘 안 왔다. 그래도 한국시간으로 늦은 시간이라 어찌어찌 살짝 잠들었는데, 에어아시아 승무원들 왜 이렇게 시끄러움??? 기내에서 기념품이다, 음식이다 파느라도 시장통처럼 질러대는 큰 소리에 잠이 깼는데 시간을 보니 2시간도 안 지났더라는.
임신해서 그런지 평소라면 끄떡없을 시간인데, 벌써 비행 2시간 됐을 때부터 발이 붓기 시작하더니 엄청 불편해졌다. 안 하던 멀미까지 하고 빨리 내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나름 태교 여행이라고 떠났는데, 임산부의 비행은 쉽지 않다~
[ 막탄 공항에서 호텔 ]
입국, 그랩, 체크인
12시간도 끄떡없었던 나인데, 유난히 힘들었던 비행. 기다리던 막탄 공항에 도착! 비행 중엔 그렇게 힘들더니 그래도 또 도착하니까 기분이 좋아진다ㅋㅋㅋ
대부분 세부행 비행기들이 지금 시간대 도착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입국심사 줄이 엄청 길어서 나오는 데 한참 걸렸다. 짐 찾는 곳으로 나와보니 이미 컨베이어 벨트는 멈춰있고, 공항 직원들이 캐리어를 꺼내서 정리해뒀다가 주인을 확인해서 찾아주는 식으로 관리를 해주고 있었다. 입국 심사가 오래 걸려서 혹시나 분실될까 봐 좀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짐 찾자마자 바로 택시 타러 밖으로 나왔다. 막탄 공항이 크지 않아서 택시를 타든, 픽업 차량을 찾든 대부분은 이쪽으로 나오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따로 픽업 차를 예약해두진 않아서 그랩을 불렀다.
그랩을 불렀어도 그랩 기사님이 우리 위치를 잘 못 찾으시고 소통도 잘 안돼서 접선하는데 살짝 애먹었다. 현장에서 바로 택시를 잡아타도 되는데, 택시가 사람 수에 비해 부족한지 대기 중인 택시가 없었다. 그래도 아무튼 시간은 좀 걸렸지만 무사히 우리가 부른 그랩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늦은 시간에 해외에서 택시를 타면 나는 항상 걱정인 게, 기사님이 다른 호텔로 알아들어서 다른 위치에 나를 떨구고 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기사님은 호텔 이름을 들으시더니 바로 잘 안다는 듯이 자신 있게 길을 나섰다.
기사님과 소통이 잘 된 덕에 호텔까지도 무사히 도착했다. 해외여행 일정 중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공항에서 호텔까지의 이동이지만 이번에도 성공했다. 사실 걱정만 하지 실패한 적은 없음. (왜냐면 걱정돼서 준비를 엄청 많이 함)
원래는 우리가 예약한 호텔의 리셉션 마감시간은 밤 12시인데, 우리는 훨씬 넘긴 시간인 새벽 2시가 넘어서야 호텔에 도착했다. 미리 도착시간을 얘기해둔 덕에 직원이 기다려주고 있었고, 늦은 시간임에도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 세부 첫날 호텔 솔직 리뷰 💚
3성급 호텔인데 사진으로 본 대로 아주 깔끔쓰. 조명도 블링블링~ 할로윈이 얼마 안 남아서 호박 장식도 있었다ㅎㅎ
한국 시간으로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숙소 도착. 여기까지 오는 것만도 벌써 힘들다ㅋㅋㅋ 하지만 이제 즐길 일만 남았쥬! 아예 오전을 여유롭게 보낼 생각으로 조식 없는 호텔로 예약했다. 내일은 오전에 조금 쉬고 오후부터 시라오 투어를 다녀올 예정이다.